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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현장] “프로야구 선수들이 돈 내고 배운다”…‘자기주도 운동학습’ MLCT 프로그램

주)태그아웃 2020.05.15 21:26 조회 553
-동국대 야구선수 출신 정요셉 트레이너의 독창적인 트레이닝 이론

-MLCT 프로그램 “선수의 능동적인 운동 학습, 제어 중시”

-키움 출신 홍성갑 코치 “야구 기술 안 가르쳐, 몸 쓰는 법을 가르친다”

-프로야구 선수 사이에 입소문…에이전트사 브리온 컴퍼니와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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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기술이 아닌 건강한 몸을 만들고, 몸을 잘 사용할 수 있는 트레이닝을 추구합니다.

 

최근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사설 야구 아카데미 사이에서 ‘태그아웃 트레이닝 센터’가 차지하는 위치는 독특하다. 정요셉 대표 겸 트레이너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야구 레슨장’이다. 전직 프로 선수 출신이 투구나 타격 기술을 가르치고, 폼을 바꾸고,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는 사설 레슨장과는 다르다는 자부심이 있다.

 

정 대표 역시 역시 학생 선수와 동호인이 주요 대상이지만, 이들에게 야구 기술을 지도하지는 않는다. 대신 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에게 적합한 운동 방법을 찾아서, 최상의 움직임을 구현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폼은 학교나 프로 지도자들에게 배워야죠.” 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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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설 레슨장이 굉장히 많잖아요. 대부분 야구 기술을 가르칩니다. 일부 트레이닝을 접목해서 지도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야구’만을 지도합니다.”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출신 홍성갑 코치의 말이다. 여기선 야구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어디까지나 트레이닝과 운동 학습으로만 접근합니다. 그게 일반 야구 아카데미와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MLCT 프로그램 “야구 기술 안 가르친다…운동 학습이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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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요셉 대표는 2017년 2월 서울 합정동에서 처음 트레이닝 센터의 문을 열었다. 경기고와 동국대에서 외야수로 활약했던 정요셉 트레이너가 3명의 동료 트레이너와 의기투합해 센터를 세웠다. 올해 2월엔 강서구 화곡동으로 확장 이전하며 ‘야구 트레이닝’ 파트를 대폭 강화했다. 

 

“삼성-KIA에서 외야수로 활약한 이영욱이 동국대 동기입니다.” 정요셉 대표의 말이다. “대학에서 야구를 포기한 뒤, 트레이닝 공부를 시작했어요. 야구하면서 공부와 멀어졌던 터라 처음 몇 년은 힘들었죠. 그래도 계속 실타래를 찾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이론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정 대표는 이론 공부를 하면서 실전 경험을 쌓기 위해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동네 헬스장에서 수건 개는 일부터 시작했죠. 병원, 헬스클럽까지 전부 다 섭렵하면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힘들었지만 이미 야구로는 한 번 실패했기에, 두 번 실패는 하고 싶지 않았어요. 조금씩 조금씩 올라온 끝에, 마침내 제 센터까지 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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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경험과 부단한 공부를 통해 정 대표는 MLCT(Motor Learning Control Training), 즉 ‘운동학습 제어 트레이닝’이란 독창적인 프로그램에 도달했다. 어떻게 인간의 움직임을 제어하고 학습하는가?란 근본적 의문이 MLCT의 시작점이다. MLCT는 지도자의 경험적 이론에 선수를 맞추는 방식이 아닌, 선수의 능동적인 동작 학습과 제어를 중시한다. 야구 등 특정 종목의 기능에만 특화된 기존의 훈련법에서 벗어나, 인간 몸의 근본적인 움직임에 기반한 트레이닝을 지향한다.

 

“교과서적인 트레이닝 방법은 수없이 많습니다. 문제는 선수나 학생에게 전달하는 일이죠.” 정 대표의 말이다.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열린 중재’에 마음이 끌렸어요.” 태그아웃 관계자는 “시켜서 그대로 따라 하는 운동이 아니라, 먼저 회원이 운동 원리를 이해한 뒤에 동작으로 실행하게 한다. 일반 헬스장이 단순히 살을 빼고 복근을 만드는 아웃풋에 초점을 맞춘다면, 태그아웃에선 머리 속 생각을 건드리는 게 먼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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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학습이 핵심입니다.” 홍성갑 코치의 말이다. “흔히 ‘가동성’이 중요하다고 말하잖아요. 우리는 가동성이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만들 수 있는지 설명부터 합니다. 그 이후 실제로 적용하고, 정확한 피드백을 통해 발전적으로 훈련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정 대표가 ‘야구 기술’을 지도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신체적으로 준비되지 않은 선수에게 기술 습득부터 가르치는 야구 레슨장이 적지 않다. 정 대표는 좋은 야구 기술을 구현하려면 먼저 좋은 몸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요한 건 건강하고 좋은 몸을 만들어서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겁니다. 기술은 학교에서 배우고, 프로에 가서 업그레이드해야죠.

“선수의 폼을 건드리면 학교나 프로 지도자들과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태그아웃은 야구 기술이 아닌 몸을 쓰는 법을 학습합니다. 이를테면 타격폼을 건드리는 대신, ‘지면 반력’을 이용하는 법을 전달하는 겁니다. 폼을 바꾸지 않아도 전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나의 몸을 온전하고 자유롭게’ 태그아웃 트레이닝 센터의 슬로건


기존 야구 아카데미와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만큼 시설도 차별화했다. 지하 180평의 넓은 공간 대부분이 ‘트레이닝’ 공간이다. 야구 아카데미에선 보기 드문 물리치료실과 심리치료실도 마련했다. 배팅 케이지와 불펜은 있지만 어디까지나 운동 직후 ‘테스트’ 용도다.

 

“해머스윙을 하고 난 뒤 곧바로 티배팅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개인 훈련을 태그아웃에서 수행하는 모 프로구단 선수의 말이다. “무거운 해머를 돌리다 보면 타석에서 타격하는 느낌과 연결될 때가 있는데, 그 느낌이 들었을 때 바로 배팅을 하면 좋은 느낌을 몸에 오래 기억할 수 있어요.” 

 

‘나의 몸을 온전하고 자유롭게’. 태그아웃 트레이닝 센터에서 내건 슬로건이다. “야구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에 응용이 가능합니다. 야구, 축구, 배구, 농구, 골프 등 인간의 움직임을 기반으로 하는 모든 스포츠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실제 회원 중에 골프선수도 있어요. 또 통증 완화, 체형교정,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회원도 지도하고 있습니다.” 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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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된 프로그램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면서, 4개월 만에 100명 가까운 회원을 모았다. 오픈 직후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면 빠른 성장세다. 회원 중엔 아마추어 선수는 물론 유명 프로 선수도 여럿 있다. 14일엔 최주환, 김태균이 속한 에이전시 브리온 컴퍼니와 MOU도 맺었다.

 

“국내 센터 중에 야구선수가 자기 돈을 내면서 트레이닝 하는 곳은 없을 겁니다.” 태그아웃 관계자의 말이다.

 

태그아웃을 이용하는 모 프로구단 선수는내가 납득하지 못하면 절대 안 하는 고집이 있다무조건 ‘이게 좋으니까 이렇게 하라’는 지도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과학적으로 이 훈련법이 왜 좋은지 자세하게 설명해줘야 믿음이 간다. 태그아웃에선 먼저 마음부터 열고 시작하니까 훨씬 받아들이기가 쉽다고 했다. 

 

다른 베테랑 선수도 “선수 생활 하면서 거의 모든 운동 방법은 다 해봤다. 철저하게 야구를 잘하기 위한, 몸의 일부분에 국한한 운동이었고 몸 전체를 컨트롤하는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다”며 “시행착오 끝에 몸이 건강해야 야구를 잘 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했다.

 

“태그아웃에선 보다 근본적인 접근법을 추구합니다. 제가 오랫동안 고민하고 찾았던 바로 그 운동 방법을 찾았어요.” ‘내 몸을 잘 알아야 야구도 잘 할 수 있다’는 태그아웃 트레이닝 센터의 철학에 동의하는 선수들이 하나둘씩 늘어가고 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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